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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21 트라우마의 건물

 
 
나는 작은 남자아이다.
아니, 여자아이인 것도 같다.
아니, 잘 모르겠다.
 
적이 빼돌려 몰래 이송 중인 중요한 문서를 찾아와야 한다.
 
나는 한 건물의 현관에서 문제의 문서를 이송 중인듯한 빨간 차량을 발견하고는
재빠르게 길을 건너가 맞은 편 건물 옥상까지 뛰어올라간다.
그 다음 옥상에서부터 와이어를 타고 내려와 가볍게 차량의 지붕 위로 내려앉는다.
 
우체국 차인 것 같다.
아마도 이들은 우체국 직원으로 가장하여 문서를 빼돌린 듯 하다.
나는 차 지붕 위에서 손을 뻗어 뒷문을 열고 재빠르게 트렁크로 들어간다.
차곡차곡 쌓인 문서와 소포 더미 위에서 쉽게 내가 찾아야할 문서를 발견했다.
나는 다시 트렁크 문을 열고 차가 풀숲을 달리는 틈을 타 푸른 풀밭 위로 뛰어 내린다.
 
떨어지면서 몇 바퀴 굴렀지만 다친 데는 없는 것 같다.
나는 벌떡 일어서 풀밭 위를 무작정 달리기 시작한다.
땅이 빠르게 눈 앞을 스쳐가고 신선한 바람이 피부로 느껴진다.
한참을 달렸을 때
눈 앞에 건물 두 동이 나타났다.
나는 그 중 왼쪽 건물로 들어간다.
 
그런데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눈 앞에 보이는 모든 이미지들이 왜곡되기 시작한다.
작게 소용돌이치거나 흔들리고 이그러지는 이미지들 앞에서
나는 현기증을 느끼며 계단을 오른다.
 
한 층씩 올라갈 때마다 엄마와 아이가 있다.
매 층마다 아이는 숨이 넘어갈 듯 울고 있고
엄마는 아이에게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거나 아이를 때리고 있다.
 
어떤 층에서는 아이가 거의 실신할 듯 바닥에 쓰러져 울고 있는데
엄마는 팔짱을 끼고 뒤돌아 앉아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아이를 외면하고 있다.
 
어지럽게 일그러지는 이미지들과
아이들의 울음소리, 엄마들의 야단소리가 뒤섞여 구토를 유발한다.
올라갈수록 어지럽고 숨이 차 오른다.
 
더욱이 나는 울고 있는 아이들에게 점점 스스로를 투사하고 있다.
엄마들의 호통소리는 점점 커지고
계단을 오를수록
나는 아이들과 똑같은 심정이 되어 진이 다 빠질 정도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만해요 엄마, 그만해요. 엄마, 나를 좀 봐줘요
 
나도 모르는 새 정신없이 하소연을 하며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어디선가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곳을 탈출해. 그 계단을 오르는 한 너는 절대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나는 이제 완전히 기력을 잃었다.
마지막 힘을 다해 어지러운 이미지 속에서 간신히 작은 창을 발견한다.
그리고
무작정 뛰어내렸다.
 
나는 다시 풀밭 위로 떨어졌다.
풀밭은 매우 푸르르고 폭신했으며 신선한 내음을 선사해 주었다.
 
다시 달렸다.
 
오솔길로 접어들무렵 빨간 자전거 한 대가 보였고
나는 그 자전거를 재빨리 잡아 타고 정신없이 패달을 밟았다.
바퀴가 빠른 속도로 언덕길을 내달렸다.
 
분명 그들이 뒤에서 쫓아오고 있을 것이다.
 
언덕의 내리막길을 지나자 속도가 붙은 자전거가 휘청거렸다.
나는 자전거에서 뛰어내렸다.
다시 문서를 들고 달리려는데 눈 앞에 나보다도 작은 여자아이가 나타났다.
 
-이제 잘 가. 이건 지난 번 일에 대한 보답이야.
 
작은 아이가 나를 따뜻하게 끌어안는다.
 
다음 순간,
눈 앞이 눈부시게 밝아졌고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Posted by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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