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에 자유를! - 문화예술인 릴레이 퍼포먼스를 돌아보며

 

2009년 3월, 문화연대를 비롯한 10여 개의 문화단체들은 공동으로 ‘이명박 정부의 문화정책 10대 실정’을 발표했다. 원칙 없는 코드인사, 공공기관의 자율성 침해, 공보기능의 과대화, 표현의 자유 침해, 독립/인디문화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 중단 또는 변경, 국립오페라단합창단 해체, 연예인 응원단 지원 등 장관의 재량 남용과 예산 낭비, 문화보다 개발논리가 앞선 관광 정책, 정책전망 부재 등이 주요한 내용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장관들 중에서도 유독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행보는 거침없고 뻔뻔하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향해 막말을 서슴지 않았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표적감사와 강제 해임을 하면서도 ‘정상적인 업무 수행일 뿐’이라며 밀어붙였다. 한예종 감사 문제로 1인 시위를 하던 학부모에게는 ‘세뇌를 당했다’며 막말과 반말도 거침없이 내뱉었다. 노무현, 김대중 두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을 거치며 내각 개편의 바람이 한바탕 몰아치자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그조차도 잠시일 뿐, 그는 살아남았다. 그 스스로도 늘 자랑하듯 강조하는 ‘자신은 이명박을 닮아가는 것 같다’는 말이 결코 아부나 허풍이 아닌 것이다. 그는 진심으로 이명박을 존경하는 것 같다. 조직폭력배 집단의 보스와 2인자처럼, 히틀러와 그의 곁에서 선전․선동을 도맡았던 괴벨스의 관계처럼, 이명박과 유인촌의 관계는 쉽게 떨어뜨릴 수 없는 단단하고 전략적인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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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유인촌 커플의 조폭 정치가 절정에 달하던 지난 5월 경부터였다. 용산 참사의 책임은 희생자들에게 덮어씌우고, 낙하산 인사가 판을 치고, 경찰의 폭력이 난무하며, 미네르바는 구속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미디어법 개정(개악)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광고와 성명을 내고, 4대강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대한늬우스’를 만드는 과감함을 보여주었다. 그간 촛불집회와 용산 참사 현장 등에서 작은 예술 행위 하나라도 힘이 될 수 있도록 보태고 싶어 꾸준히 참여해왔던 문화예술인들은 조직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작가회의 뿐 아니라 시국선언을 계기로 모인 작가들의 모임인 ‘작가선언 6.9’도 작가들이 각자 작성한 한 줄 시의 형태로 시국선언을 발표하였고 만화인들은 만화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영화인, 연극인, 미술인, 음악인들의 시국선언도 줄줄이 이어졌다. 특히 미술인들은 시국선언을 발표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문화 행정 정상화와 예술 자율성 회복을 위한 미술인 모임-상상력에 자유를!’이란 제목을 걸고 대대적인 토론회를 열었다. 이 날 토론회의 제목은 그대로 이후 지속된 미술인 모임의 이름이자, 동시에 문화예술인 공동행동의 타이틀이 되었다.



‘문화 행정 정상화와 예술 자율성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인 모임
-상상력에 자유를!’



문화예술인들의 릴레이 선언 발표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한 표적감사와 억지에 가까운 ‘감사 결과 처분 통지’의 내용이었다. 엄연한 고등교육기관인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하여 교육과정을 실기 중심으로 바꾸라느니, 통섭 사업은 중단하고, 서사창작과는 폐지하라느니 하는 내용의 ‘지시’를 내리는 것은 정부의 월권행위이자, 교육권과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한예종에 대한 이와 같은 일련의 조처들은 그간 뉴라이트 그룹인 ‘문화미래포럼’에서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내용과 동일한 것이어서 더욱 빈축을 살 수밖에 없었다.


문화예술인들의 공분을 샀던 또 한 가지의 조폭 행정은 참여정부 시절 임명되었던 특정 기관장에 대한 문화부의 표적감사와 강제해임이었다.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황지우 한예종 총장만 남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퍼져있을 때쯤 예상대로 한예종에 대한 감사가 이루어졌고 황지우 총장이 사퇴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게다가 김정헌 위원장의 경우 해임의 사유로 기금 투자로 인한 평가손실을 명분으로 들어놓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해임 후 문화부가 직접 예치금 환매를 강행해 투자 손해를 자처하기까지 했다. (당시 기금자산운용위원회에서는 ‘금융시장 추이에 따라 회복될 수 있으니 지속 보유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렇게 억지를 부리면서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뒤흔들면서 문화부는 자신들의 입맛대로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시작했다.


영화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는 한편, 영화단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시행하였고 ‘독립영화마케팅지원사업’은 삭제되었다. 등급심의에서는 영화 <반두비> 사례와 같이 정치적인 내용들에 대한 보수성향이 강화되었다.


대중음악은 아예 노리개감으로 전락했다. ‘나라사랑 랩송’을 만든다느니 하면서 대중음악인들을 필요에 따라 동원하려 하는가 하면,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지원은 돌연 중단하고 ‘음악산업진흥중기계획’은 SM엔터테인먼트 소유의 노래방에서 발표하면서 그 방향을 명확히 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미술인들이 처음으로 시국선언을 겸한 대대적인 토론회 자리를 마련했다. 2009년 6월 13일, 토론회 자리에는 시국선언에 동참했던 백여 명의 미술인들 뿐 아니라 작가와 영화인, 기자들과 한예종 학생들까지 함께했으며 근래에 보기 드문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사실 주로 개인적인 작업들에 열중하기에 바쁜 예술인들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에 대해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토론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토론은 뒷풀이 자리까지 이어졌고, 이 날 모인 각 장르의 문화예술인들은 일단 공동의 대응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그 후 몇 차례에 걸쳐, 미술, 영화, 음악, 문학, 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문화연대 사무실에 모였다. 각자의 상황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함께 행동할 방안에 대해 토론해 보았지만 생각보다 방향을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모인 이들이 특정한 단일 조직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도 아니었기에 진행하고자 하는 사안마다 일일이 개별 예술인들의 동의를 구해야 할 판이었다. 시국 전반에 관한 내용을 가지고 할 것인지 아니면 문화부와 문화행정에 중점을 둘 것인지, 유인촌 퇴진을 전면화 할 것인지 그보다 근본적이지만 추상적인 문화행정 정상화를 내걸 것인지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결국 그 과정에서 처음부터 논의를 함께했던 ‘작가선언 6.9’는 빠지게 되었다. 이 논의에서 오가는 다양한 의견의 차이를, 다시 수많은 의견이 갈리는 작가 모임에서 의결하고 추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차례의 모임과 워크숍이 진행된 후, 모임 이름을 미술인들이 처음 내걸었던 토론회 제목과 동일한 ‘예술 자율성 회복과 문화 행정 정상화를 위한 문화예술인 모임-상상력에 자유를!’로 정하고 공개토론회와 ‘문화부 앞 릴레이 퍼포먼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상상력이 빛났던 문화예술인들의 릴레이 퍼포먼스

 


7월 15일 공개토론회 이후 시작된 7월 29일의 첫 번째 퍼포먼스는 ‘대안공간 풀’의 디렉터인 고승욱 작가가 맡았다. 그는 파란색 판쵸 우의를 입고 썬캡 모자를 내려 써서 눈을 가린 뒤 캡 위에 ‘좌파 적출이 아니라 민주주의 적출이다’라는 문구를 써 붙였다. 손에는 ‘삽질 행정에 멍든 무지개’를 표현한 그림판을 들고.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나는 7월의 습도를 이기며 문화부 꽃밭 앞에 엉거주춤 앉아있는 그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인간이 아닌 외계인, 비장함보다는 비웃음의 포스가 풍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의 모습은 지나가는 많은 시민들과 문화부 직원들의 눈길을 끌었고 언론을 통해 퍼포먼스의 의도도 알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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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된 ‘릴레이 퍼포먼스’의 두 번째 순서는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 씨. 워낙 발이 넓은 그는 지인인 인디 뮤지션 중 한 명이 사용하던 기타를 들고 나와 ‘차라리 기타 줄을 끊어라’며 문화부의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지원 철회와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권력 남용을 침묵으로 규탄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싼’ 황금빛 기타줄 여섯 개를 하나씩 조여 모두 끊어버렸다. 그가 의도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위로 한 번에 끊지 않고 줄 하나하나를 조금씩 조여 끊어버리는 그의 행위는 마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각종 지원을 중단하면서 조금씩 문화예술인들의 숨통을 조여 나가는 문화부의 행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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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퍼포먼스는 우천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두 주나 연기되어 진행되었다. 세 번째 퍼포먼스에 나선 만화가 신성식 씨는 ‘다르니까 산다’라는 주제로 문화부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캐리커쳐로 그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다양성을 무시하고 문화예술을 정권의 입맛대로 통제하려 드는 문화부를 비판하고자 한 것이었다. 예정된 한 시간이 다 지나고도 캐리커쳐를 그리려고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어 이 날 퍼포먼스는 삼십 분 가까이 더 진행되었다. 어물쩡한 자세로 뒤에서 구경하던 문화부 직원 몇 명도 이 날 캐리커쳐를 그려갔다. 그들이 받아간 캐리커쳐 아래에는 ‘문화행정 정상화!’라는 메시지가 선명히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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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로는 강장원, 이기언 작가의 ‘제발, 상상력에 자유를 주자’라는 재밌는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두 작가는 직접 작사, 작곡한 요상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스피커를 헷멧에 달고 그 헬멧을 머리에 쓴 채 문화부 앞에서 출발하여 각자 광화문 광장과 청계광장을 돌며 시민들을 직접 만나고 다녔다. 한편, 문화부 앞에서는 정두리 작가가 보라색 꽃에 ‘상상력에 자유를’ 이라고 쓰인 쪽지를 매달아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 이들은 ‘민주주의와 상상력은 누군가에 의해 구획되고 재단될 수 없는 것’이라며 ‘함께 소통하고 공유할 때 그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는 퍼포먼스의 진행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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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퍼포먼스에는 한예종 학생이 나섰다. 조형예술과에 다니는 조은실 씨는 직접 자전거 바퀴 하나를 헬멧에 달아 만든 조형물을 머리에 ‘쓰고’ 나타났다. 한예종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단번에 짐작할 수 있을 만한 것이었다. 바로, 유인촌 장관이 가끔씩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가 한예종 문제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에게 막말을 했던 사건들을 소재로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퍼포먼스의 제목은 ‘문화부, 작동이 안 됨’ 이었다. 돌아가지 않는 머리, 겉으로만 ‘친 생태적인 척’, ‘문화적인 척’ 하는 자전거 바퀴.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문제인 만큼, 당일 퍼포먼스를 진행한 정은실 씨가 직접 작성한 유인물은 많은 사람들이 받아 보고 격려를 해 주었다. 한편 경찰은 정은실 씨에게 ‘그런 걸 머리에 쓰고 있으면 불법’이라는 말로 우리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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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퍼포먼스는 문화연대에서 맡았다. ‘가카의 충실한 종이 되겠습니다’라는 제목을 걸고 머리에 붙인 종을 땡~땡~울리며 자전거를 타고 문화부 앞을 돌았다. 바닥에는 그간 유인촌 장관이 보여주었던 각종 망언과 실정의 사례들을 붙여놓았다. 1인 시위에 나선 학부모를 도대체 누가 세뇌시킨 건지 궁금해 하던 그. 그런데 그는 누가 그렇게 세뇌를 시켰을까? 이명박 가카께서 추진하시는 일이라면 하나라도 놓칠세라 열심히 쫓아다니며 앞장서 찬양하고 설파하는 그의 마음을 우리가 대변해 주었다. “가카의 충실한 종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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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는 릴레이 퍼포먼스가 시작된 이래 가장 소란스럽게 진행되었다. 스피커와 음향기기가 동원되었고 조용히(?)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한 ‘캐비넷 싱어롱즈’ 목인 씨의 퍼포먼스에 이어 ‘펑카프릭 앤 부슷다’의 임지훈 씨가 등장해 시끌벅적한 전원일기를 연주했기 때문이다. 임지훈 씨는 파란색 반짝이 의상을 입고 나와 키보드로 드라마 ‘전원일기’의 타이틀곡을 일부러 왜곡되게 연주한 후 한 곡이 끝날 때마다 키보드를 ‘쾅!’ 내리치고선 “용식아~!”를 외치는 행위를 반복했다. 가끔씩 “용식아~!”가 지겹게 느껴지면 “용식아~배고프다!”, “용식아~집에 가자!”를 외치기도 했다. 임지훈 씨는 이 날 ‘용식아, 이제 그만 헤어져’라는 글로도 유인촌 장관이 다시 성실하고 순박한(?) 농촌 청년 ‘용식이’로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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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퍼포먼스는 만화가 이동수 씨의 캐리커쳐로 진행되었다. 세 번째 퍼포먼스를 진행했던 만화가 신성식 씨의 제목의 ‘다르니까 산다’였던 만큼, 이번엔 ‘달라서 행복해요’였다. 이동수 작가는 퍼포먼스 전에 유인촌, 이명박 캐리커쳐를 미리 그려 준비해 오기도 했다. 캐리커쳐를 받은 시민들은 이명박, 유인촌 캐리커쳐 위에 자신의 생각을 남길 수 있었다. 멋진 시민 한 분이 이명박 캐리커쳐 위에는 ‘도덕과 상식이 없는 정부! 각성하라!’는 글을, 유인촌 캐리커쳐 위에는 ‘이제 그만 쇼!!를 멈추고 마을로 돌아가라! 당신은 ‘이장’이 제격!’이라는 글을 남겨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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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 퍼포먼스는 다시 한예종의 순서였다. 한예종 학생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밤낮으로 고생하고 있는 이현빈 씨가 지난 퍼포먼스 때 작동이 되지 않는 자전거 헬멧을 만들었던 조은실 씨의 두 번째 작품 ‘고무악어 헬멧’을 쓰고 나왔다. ‘고무악어 헬멧’도 역시 자전거 바퀴로 만든 것이었는데 헬멧이 너무 커서 몸집이 작은 현빈 씨 눈 앞으로 자꾸만 흘러내렸다. 이 날 한예종은 권력을 향해 끊임없이 추악한 행위들을 반복하며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정치권을 거짓눈물을 흘리는 악어와 그 이빨에 낀 살점이 누구의 것인지도 모른 채 정신없이 쪼아 먹는 악어새의 공생관계에 비유하여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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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0월 14일, 문화부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것으로 열 번에 걸친 문화예술인 릴레이 퍼포먼스는 마무리되었다.

 

퍼포먼스, 그 이후

 


열 번에 걸친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동안 3개월 남짓의 시간이 흘렀고, 유인촌 장관은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문화연대와 한예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특정한 조직 형태 없이 개별 문화예술인들에게 참여를 일일이 제안해야 하는 것이어서 그 역할을 맡은 각 장르 담당자들의 부담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사이, 후속 활동으로 ‘좌파 10년’으로서가 아닌, ‘문화 민주주의 10년’, ‘독립예술의 새로운 실험이 지속되었던 10년’으로서 각 장르에서의 성과들을 정리하는 백서를 발간할 계획도 세웠으나 개별 장르에 따른 활동 역량의 편차로 인해 이를 추진하는 일 역시 쉬운 것은 아니었다.


한편, 지난 국정감사 과정에서는 문화부가 예술의 전당에 대한 종합감사를 통해 무수한 비리를 적발하고도 이를 감사결과에서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다는 사실이 적발되었다. 그 동안 문화부가 감사를 얼마나 자의적이고 정치적으로 이용해 왔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현재 ‘문화예술인 릴레이 퍼포먼스’를 함께 진행했던 문화예술인들은 개별적으로 또 다른 활동들을 기획하고, 진행해 나가고 있다. 음악인들은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을 통해 현재의 정치, 사회상을 반영하는 곡들을 릴레이로 발표하고 있고
, 미술인들은 백서를 준비 중이다. 영화인들은 ‘영화인 연대회의’를 출범시켰다.


문화예술을 재단하고 통제하는 것은 결국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사고의 힘을 가두는 것이다. 그러나 가둔다고 해서 쉽게 갇히지 않는 것이 또한 문화예술의 힘이기도 하다. 감시와 비판을 넘어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이번 문화행동에 함께 했던 문화예술인들은 따로, 또 같이 꾸준한 상상과 행동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우리의 행동이, 곧 우리의 미래이므로!



**이 글은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저널 <ACT!> 67호에 기고하였습니다.**

Posted by 틈새
"누가 더 우리를 행복하게 하나?"
-캐리커쳐 : 이동수(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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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주는 돈이 더 아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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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 오전 11시 30분 문화부 앞, 지난 7월 29일에 시작하여 매주 수요일마다 아홉 차례에 걸친 문화예술인들의 릴레이 퍼포먼스를 마무리하는 공동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습니다.

문화예술인 답게, 기자회견도 일반적인 기자회견처럼 발언하고 기자회견문 낭독하고 끝나는 형식이 아니라 일종의 퍼포먼스처럼 진행했는데요, 기자회견의 제목은 이 문화예술인 모임의 명칭이자 지향 그대로,
"상상력에 자유를!" 이었습니다.

기자회견이자, 마지막 열 번째 퍼포먼스였던 이 날의 행사는 참가자들이 한 명씩 발언을 하고 그 메세지를 검정색 하드보드지 위해 풀로 남긴 후, 그 위에 색모래를 뿌려 메세지가 드러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쨰 발언자인 고승욱 작가,
대안공간 풀의 디렉터이자 미술작가인 그는

"좌파 적출이 아니라 민주주의 적출이다"
라는 메세지를 남겼습니다.

문화예술인들 중 가장 먼저 공동행동을 시작했던 미술인들은
앞으로도 백서 발간 등 미술인 공동행동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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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발언자인 영화인회의 사무국장 최현용 씨 ,
"상상력에 자유를! 표현의 자유를!"
이라는 메세지를 남겼습니다.

영화인들은 최근 6개 영화단체 연합의 '영화연대'를 결성하여
영화계 주요 현안에 적극 대처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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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발언자인 우리만화연대 회장이자 만화가인 이동수 씨 ,
"문화예술에 삽질 좀 하지 마라~제~발!!"
이라는 메세지를 남겼습니다.

맨 위의 그림들 보이시죠?
김제동과 이병순, "누가 더 우리를 행복하게 하나?"
손석희와 이명박, "누구에게 주는 돈이 더 아깝나?"
카툰을 그리셨습니다.

파시즘에 가까운 이 시대에,
방송인이든, 문화예술인이든
창작자 모두에게 사회적 발언과 표현의 자유는 절실한 요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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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발언자인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비상대책위의 이현빈 씨 ,
"Art is our Power"
라는 메세지를 남겼습니다.

최근 국감에서도 한예종이 초미의 쟁점이 되고 있는데요,
한예종 학생들은 12일부터 24일까지 문화부와 국회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이어나간다고 합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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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완성된 판을 들어 주변의 색모래를 털어내고
모두의 메세지를 들어 보였습니다.

풀로 쓴 투명한 글씨처럼,
문화예술인들의 요구가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고 자꾸만 벽에 부딪히게 될 지라도
결국에는 무지개빛 다양한 색모래처럼 빛이 더해져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반짝반짝 아름답게 드러나게 될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우리의 행동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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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정 정상화와 예술 자율성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인 릴레이 퍼포먼스

“상상력에 자유를!” 을 마무리하며

 

 

이명박 정권 1년 반, 문화와 예술은 정부의 막무가내식 개발 사업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명분으로 전락하였습니다. 문화부는 정부의 나팔수가 되어 문화 정책을 제시하는 대신 공보 전략을 꾸미기에 여념이 없고 문화예술인들을 정부의 생색내기용 사업과 공보사업에 동원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표현할 자유조차 위기에 처했습니다. 생각이 다르면 모두 '좌파'이고, 비판하는 사람은 '배후자'의 사주를 받는다고 간주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목적에서 진행되는 저인망식 감사와 이를 명분으로 한 공공기관장 강제 해임과 사퇴 종용, 산하기관 구조조정이 수시로 자행되었으며, 검열과 통제 역시 심각한 수준입니다. 반면, 문화부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나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례와 같이 해당 기관의 운영 자체를 반대하던 뉴라이트 인사들은 위원장으로 임명하였습니다. 또한, 한국예술종합학교 감사 결과에 따른 처분 요구 내용은 문화부의 문화예술에 대한 저열한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문화예술의 진흥을 위해 지원되어야 할 소중한 혈세는 장관의 자의에 의해 연예인 응원단 지원이나 ‘대한늬우스’ 제작, ‘4대강 살리기’와 같은 반생태/반문화적인 각종 국책사업의 공보사업과 같은 일들에 함부로 낭비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난 9월 30일에는 문화부가 예술의 전당 주요 인사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감사 자료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키면서까지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더 이상 문화예술을 파행으로 몰아가는 이명박 정부와 문화부를 두고 볼 수만은 없었기에 문화행정 정상화와 예술 자율성 회복을 위해 문화예술인들이 나섰습니다.

이에, 지난 7월 29일부터 10월 7일까지, 매주 수요일 12시부터 1시에 다양한 장르의 문화 예술인들이 문화체육관광부 정문과 광화문 일대에서 아홉 차례에 걸쳐 릴레이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공동 퍼포먼스로 열 번의 퍼포먼스를 마무리합니다.

 

정부의 입맛대로 문화예술을 재단하고 통제하는 것은 결국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사고의 힘을 가두는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문화행정의 정상화와 예술 자율성 회복을 위해 현 정부의 문화행정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힘을 모을 것입니다. “상상력에 자유를!”

 

 

 

2009년 10월 14일

문화행정 정상화와 예술 자유성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인 모임

 

문화예술인 릴레이 퍼포먼스 진행 경과

 

1차 “삽질 문화행정에 멍든 무지개” (고승욱, 미술작가) 2009.7.29

2차 “차라리 기타 줄을 끊어라” (서정민갑, 대중음악 의견가) 2009.8.5

3차 “다르니까 산다” (신성식, 만화가) 2009.8.26

4차 “제발, 상상력에 자유를 주자!” (강장원/이기언, 정두리, 미술작가) 2009.9.2

5차 “문화부, 작동이 되지 않음” (정은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09.9.9

6차 “가카의 충실한 종이 되겠습니다!” (나영/이원재, 문화연대) 2009.9.16

7차 “용식이, 그 땐 몰랐지” (캐비넷 싱어롱즈 목인, 펑카프릭&부슷다 임지훈) 2009.9.23

8차 “달라서 행복해요” (이동수, 만화가) 2009.9.30

9차 “고무악어와 악어새” (이현빈, 한국예술종합학교) 2009.10.7

 

 

열린 구조를 지향하는 이번 퍼포먼스는 UCC라는 인터넷 문화의 맥락 속에서, 재미난 퍼포먼스 영상 제작에 참여할 가상의 작가들을 모집하며 기획되었고, 지난 8월 1일 대중 앞에 새롭게 단장을 하고 드러난 광화문 광장의 ‘구획되어진 사고’를 다시금 재조명하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상징적으로, 대한민국의 문화를 ‘구획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이 퍼포먼스를 진행합니다. ‘민주주의’와 ‘상상력’은 누군가에 의해 구획되고 재단될 수 없는 것입니다. 함께 ‘소통’하고 ‘공유’할 때 그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_4차 퍼포먼스를 진행한 강장원/이기언 작가의 글 중에서

 

 

2009년 6월 3일,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통섭교육 중단, 이론교육 축소, 학과 폐지 등을 거론하며 학교의 자율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 한국예술종합학교 감사 지적사항에 항의하여 문화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학부모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학부모를 왜 이렇게 세뇌를 시켰지?”

 

그런 그는 2009년 7월 3일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서울문화재단 일을 할 때부터 이명박 대통령 곁에서 오랫동안 있다 보니 “그 분을 닮아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수십조 원의 예산을 들여 땅 죽이고, 강 죽이고, 사람 죽이는 ‘4대강 살리기(사실은 죽이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시자 문화부는 ‘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를 한다며 따라나서고, 우매한 국민들이 혹시라도 그 분의 깊은 뜻을 모를까봐 ‘대한늬우스’까지 만들어 온갖 욕을 먹어가며 충성을 다합니다. 국민들의 치열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법 개정(사실은 개악)과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수차례 지지입장을 발표하고 광고를 게재하는 데에도 열심을 다합니다.

 

“아니, 누가 유인촌 장관을 이렇게 세뇌를 시켰을까요?”

_6차 퍼포먼스를 진행한 문화연대 나영 활동가의 글 중에서

권력자들이 얘기하는 문화와 우리의 실제 문화는 많이 다릅니다. 옛날부터 권력자들은 문화에서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는 면은 축소시키고, 효과적인 면만 뽑아서 자신들만 독점해 사용해왔습니다. 2009년의 문광부가 보여주는 문화에 대한 인식과 행정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문화계의 ‘자리’를 문화의 주체와 동일시하는 인식, 관리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인식, 저비용 고소득 콘텐츠로만 얘기하는 인식, 퍼뜨리면 잘 먹히는 어떤 것으로 보는 인식, 순위를 매기려는 인식.

우리의 삶은 말없이 계속되고 있는데 엉뚱한 사람이 왜곡된 해설을 해주고 있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항상 그래왔듯 문화부의 시야에 못 미치는 그런 작은 노래들을 부르려고 합니다. 그건 최소한 제 자신에게 완벽한 문화이고 즐겁게 노래한다는 건 그 자체로 세상에 밥벌이와 독립적으로 진행되며 삶을 위로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관람료를 받는 대신, 노래가 사람들과 맺어온 오래된 역사의 메시지들을 나누어주고자 합니다.

_7차 퍼포먼스를 진행한 ‘캐비넷 싱어롱즈’ 목인 씨의 글 중에서

 

예술은 늘 잠수함 속의 토끼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 역할이 예술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예술에 필수불가결한 일부입니다. 그런 역할을 예술로부터 떼어놓는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우리 삶 속에, 정신에, 몸속에 속속들이 담겨진 행복추구본능을 떼어낼 수 없으니까요. 풍자가 우리의 삶을 더욱 살찌게 할테니까요.

그 행복은 무엇보다 다름에서 나옵니다. 다름을 인정할 때 나옵니다. 그래야 못난 나도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더 못난 당신도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 저는 우리 모두 달라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얼굴을 그릴 것입니다. 모두가 같은 얼굴, 같은 표정이라면 얼굴을 그리면서 짜릿한 행복을 느낄 수 없겠지요. 우리는 다르기 때문에 그 행복을 막을 수 없고, 아무리 막아도 우리는 각자의 행복을 찾아 갈 수 있습니다.

나는 당신들과 달라서 너무너무 행복하답니다!

_8차 퍼포먼스를 진행한 만화가 이동수 씨의 글 중에서

 

어릴 적에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가 공생적이며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배웠다.(악어새는 악어의 이빨에 낀 고기 찌꺼기를 청소해주고 악어이빨에 낀 살점들을 먹고 산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성인이 된 지금은 그들의 관계가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단지 수분 보충을 위해서 먹이를 먹을 때 거짓된 눈물을 흘리는 악어와 그의 입에 들어가 누구의 살점인지도 모르고 이빨에 낀 살점을 정신없이 쪼아 먹는 악어새가 섬뜩하기만 할 뿐이다. 이런 악어도 저런 악어새도 유한한 존재이기에 모든 것을 삼킬 수 없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5월 19일 한예종의 학생들은 분노 했다. 문화부 감사는 갑자기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황지우 전 총장님을 몰아내더니, 존경받는 다른 교수님 역시 징계를 받을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징계의 이유는 교육단장으로 진행시켜온 통섭교육 중지하라는 문화부 장관 명령 불복종이다. 자신이 책임지는 교육 사업을 정당한 이유 없이 갑자기 중단 하라는 것에 복종하는 것이 한나라의 예술대학의 교수가 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많은 이들이 만들어온 새로운 예술 교육의 불씨를 지켜야 하는가? 또한 그들은 정치논리에 따라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습권도 마음대로 재단하려고 했다. 서사창작과를 잘못된 과이기에 많은 조정이 필요하고, 통섭과 이론 교육은 한예종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도대체 왜 인가? 한예종 감사가 있기 이전부터 예술의 전당 불투명 경영 문제는 많은 이들의 입에 올랐다. 화재로 소실된 오페라극장 무대 설치과정에서의 예산 낭비와 전 방위적인 경영부실 그리고 빈번한 근무지 이탈에도 불구하고 예술의 전당의 경영진들은 유인촌 장관이 자리를 지키는 동안 꿋꿋이 버티어 냈다. 반면에 한예종의 황지우 전 총장은 총장직파면 교수직 파면뿐만 아니라 시간강사로라도 학교에 남아 있겠다는 소망이 짓밟혔고, 수많은 학생들의 떳떳함마저 비리의 온상이라는 말로 상처 입히고 있다.

우리 학생들은 악어와 악어새와 같은 추잡한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더욱더 자유롭게 예술에 대해서 고민할 것이다.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다.

_9차 퍼포먼스를 진행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이현빈 씨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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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문화행정 정상화와 예술 자율성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인 릴레이 퍼포먼스'
"상상력에 자유를!"

오늘 아홉 번째 퍼포먼스 "고무악어와 악어새"가 문화부 앞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오늘 퍼포먼스는 한예종 영화과 이현빈 씨가 진행하였구요,
 
지난 9월 9일 한예종 퍼포먼스 때
자전거 바퀴로 '작동이 되지 않는' 문화부를 상징하는 헬멧을 제작했던 정은실 씨가
이번에는 자전거 바퀴 고무를 헬멧에 붙여 '고무 악어' 를 만들었답니다.
 
본인의 머리크기보다 큰 악어 헬멧을 쓰고 퍼포먼스를 진행하느라
작은 현빈 씨가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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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월간 노동세상에서 취재를 나왔구요,
늘 부지런한 고재열 기자님도 다녀가셨고^-^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취재를 하고 갔습니다.
 
이로써, 1인 퍼포먼스로는 마지막 퍼포먼스가 무사히 마무리 되었네요.
 
다음 주에는 열번째 퍼포먼스이자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문화행정 정상화와 예술 자율성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인 릴레이 퍼포먼스 아홉 번째

_<“고무악어와 악어새”(한국예술종합학교)>

 

악어와 악어새의 추잡한 공생관계,

우리 학생들은 그저 먹잇감 일뿐 인가요?

 

만든 이 : 한예종 조형예술과 정은실

퍼포먼스/시위자 : 한예종 영화과 이현빈

 

"작동 안됨" 헬멧에 이어 유인촌 장관님이 좋아하시는 자전거로 고무악어 헬멧을 만들었다. 어릴 적에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가 공생적이며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배웠다.(악어새는 악어의 이빨에 낀 고기 찌꺼기를 청소해주고 악어이빨에 낀 살점들을 먹고 산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성인이 된 지금은 그들의 관계가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단지 수분 보충을 위해서 먹이를 먹을 때 거짓된 눈물을 흘리는 악어와 그의 입에 들어가 누구의 살점인지도 모르고 이빨에 낀 살점을 정신없이 쪼아 먹는 악어새가 섬뜩하기만 할 뿐이다. 이런 악어도 저런 악어새도 유한한 존재이기에 모든 것을 삼킬 수 없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2009년 5월 19일 이전의 한예종은 많은 이들이 잘 모르는 학교였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유명해졌다. 유인촌 장관님이 말을 빌리자면 “잘못된 과”인 서사창작과가 있고, 누군지 모르는 이들에게“세뇌”당한 사람들이 있고, 교육자로서 도덕적 의무를 다하지 못한 교수들이 있는 학교로 말이다.


5월 19일 한예종의 학생들은 분노 했다. 문화부 감사는 갑자기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황지우 전 총장님을 몰아내더니, 존경받는 다른 교수님 역시 징계를 받을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징계의 이유는 교육단장으로 진행시켜온 통섭교육 중지하라는 문화부 장관 명령 불복종이다. 자신이 책임지는 교육 사업을 정당한 이유 없이 갑자기 중단 하라는 것에 복종하는 것이 한나라의 예술대학의 교수가 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많은 이들이 만들어온 새로운 예술 교육의 불씨를 지켜야 하는가? 또한 그들은 정치논리에 따라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습권도 마음대로 재단하려고 했다. 서사창작과를 잘못된 과이기에 많은 조정이 필요하고, 통섭과 이론 교육은 한예종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도대체 왜 인가?


한예종 감사가 있기 이전부터 예술의 전당 불투명 경영 문제는 많은 이들의 입에 올랐다. 화재로 소실된 오페라극장 무대 설치과정에서의 예산 낭비와 전 방위적인 경영부실 그리고 빈번한 근무지 이탈에도 불구하고 예술의 전당의 경영진들은 유인촌 장관이 자리를 지키는 동안 꿋꿋이 버티어 냈다. 반면에 한예종의 황지우 전 총장은 총장직파면 교수직 파면뿐만 아니라 시간강사로라도 학교에 남아 있겠다는 소망이 짓밟혔고, 수많은 학생들의 떳떳함마저 비리의 온상이라는 말로 상처 입히고 있다.


우리 학생들은 악어와 악어새와 같은 추잡한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더욱더 자유롭게 예술에 대해서 고민할 것이다.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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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어김없이 문화부 앞에서 여덟 번째 릴레이 퍼포먼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은 "달라서 행복해요!"라는 제목으로 만화가 이동수 선생님꼐서 진행해 주셨어요.
지난 번 만화가 신성식 선생님의 "다르니까 산다!"라는 제목의 퍼포먼스 기억하시죠?
"다르니까 산다!"-"달라서 행복해요!" 시리즈입니다. ^-^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그런가? -ㅂ-;;) 오늘은 문화부 앞 유동인구가 평소보다도 적더라구요.

그래도 역시 캐리커쳐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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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 퍼포먼스의 컨셉은
이동수 선생님께서 캐리커쳐를 그려 주시면
그림을 받은 시민들이 이동수 선생님께서 미리 준비하신 이명박, 유인촌 캐리커쳐에
하고 싶은 말을 남기고 가는 것이었는데요,
하필 오늘 그림을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 문화부, 정부종합청사 직원이라(허헛;;) 차마 글을 못 남긴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딱 한 분만 시원히 글을 남기고 이동수 선생님께 명함까지 주시고 가셨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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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시간을 넘겨 마지막 문화부 직원의 캐리커쳐까지 마무리하신 이동수 선생님은
꽤 더운 가을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 진행하실 의욕이 넘치셨으나;;
회의를 해야하는 관계로 자리를 정리하고 식사 겸 회의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한동안 문화부가 조용했으나
오늘 보도되었던 '문화부의 의도적인 예술의 전당 감사 처분 결과 누락(은폐)' 사건을 비롯하여

10월 6일 한예종, 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의 전당 등 주요 기관에 대한 감사와
16일 영등위, 영진위 등 영화 기관들에 대한 감사,
23일 문화부에 대한 감사가 진행됨에 따라
쟁점들이 속속 터져나올 것 같네요.

추석 끝나고 봅시다!

모두 행복한 한가위 보내세요~!!

문화행정 정상화와 예술 자율성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인 릴레이 퍼포먼스 여덟 번째

_<“달라서 행복해요!”>

 

사람들이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할 때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이동수(만화가)

정권이 바뀌고 나니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절차도 원칙도 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기운이 하늘을 찌릅니다. 삽질에 목숨걸고, 맘에 안들면 좌파빨갱이 타령이요, 국민들의 원성은 요리조리 말로만 피해 갑니다. 한편에선 반말로 국민들을 머슴다루 듯 하며 국민들을 세뇌시키지 못해 안달입니다. 촛불을 컨테이너-명박산성-로 막은 이래 그것은 문화가 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의 문화행사도 막고, 학생들의 문화행사도 막는 가진 자들만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추측컨대 명박산성은 이명박 정부의 빛나는 문화유산으로 남아 여럿의 입에 오래도록 오르내릴 것입니다.


예술은 늘 잠수함 속의 토끼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 역할이 예술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예술에 필수불가결한 일부입니다. 그런 역할을 예술로부터 떼어놓는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우리 삶 속에, 정신에, 몸속에 속속들이 담겨진 행복추구본능을 떼어낼 수 없으니까요. 풍자가 우리의 삶을 더욱 살찌게 할테니까요.


그 행복은 무엇보다 다름에서 나옵니다. 다름을 인정할 때 나옵니다. 그래야 못난 나도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더 못난 당신도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 저는 우리 모두 달라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얼굴을 그릴 것입니다. 모두가 같은 얼굴, 같은 표정이라면 얼굴을 그리면서 짜릿한 행복을 느낄 수 없겠지요. 우리는 다르기 때문에 그 행복을 막을 수 없고, 아무리 막아도 우리는 각자의 행복을 찾아 갈 수 있습니다.


나는 당신들과 달라서 너무너무 행복하답니다!


<이동수>
만화가. 경인일보 시사만화가 역임, 한겨레신문, 경향잡지, 가톨릭신문 등등 연재. 현재 인권운동사랑방 주간인권웹진 인권오름에 만화사랑방 연재중. 1988년이래 만화강습, 찾아가는 만화문화활동 등 생활 속에 만화로 행복 만들기 위해 애쓰는 중. 요즘 엠비정부 때문에 슬로건 만듬. “부르면 달려갑니다!-용역보다 빨리, 경찰보다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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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어김없이 문화부 앞에서 재밌는(!) 릴레이 퍼포먼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은 '캐비넷 싱어롱즈'의 목인 씨와
'펑카프릭&부슷다'의 임지훈 씨께서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목인 씨는 캐비넷 싱어롱즈의 노래와 오늘 퍼포먼스를 위해 새로 만든 노래를 불렀고,
손수 그 노래의 가사와 사람들에게 전하고픈 짧은 글들을 메모지에 몇 구절씩 적어서
나누어 줄 수 있게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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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면서도 뼈있는 가사의 목인 씨 공연이 끝나고 등장하신
임지훈 씨는 파란색 빤짝이 의상을 입고 키보드 앞에 서서
전원일기의 배경음악을 연주했습니다. ㅋㅋ
 
일부러 왜곡되게 연주하는 전원일기의 배경음악과
한 번 연주가 끝날 때마다 전설의 고향 효과음 같은 소리를 낸 후
"용식아!!"를 외치는 임지훈 씨의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과 손길을 모두 붙잡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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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음향기기가 나오고 사람들도 많이 모이다 보니
오늘은 종로서 형사의 시비가 꽤 만만치 않았습니다.
 
음향기기가 있으면 불법이라는 둥,
연주자 외에 음향 오퍼레이터가 근처에 있으니 1인 시위가 아니라는 둥-_-;,
다른 사람들이 주변에서 유인물을 나누어 주는 것도 불법이라는 둥,
여간 귀찮게 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사실은 현행법에는 어디에도
1인 시위나 퍼포먼스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습니다.
다만, 경찰은 계속 판례를 얘기하는데
그건 그야말로 그들 맘인거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_-;;
 
아래는 오늘 퍼포먼스를 진행하신 목인 씨와 임지훈 씨의 퍼포먼스 소개입니다.
 
(참, 내일 24일 저녁 6시부터 조계사 불교문화관 내 공연장에서 문화연대 10주년 후원의 밤 행사가 있습니다.
시간 되시면 꼭 오셔서 함께 축하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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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정 정상화와 예술 자율성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인 릴레이 퍼포먼스
일곱 번째
_<“용식이, 그 땐 몰랐지”>

 

퍼포먼스 하나_문화부보다 오래된, 문화부보다 오래갈 노래

목인(캐비넷 싱얼롱즈)

 

권력자들이 얘기하는 문화와 우리의 실제 문화는 많이 다릅니다. 옛날부터 권력자들은 문화에서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는 면은 축소시키고, 효과적인 면만 뽑아서 자신들만 독점해 사용해왔습니다. 2009년의 문광부가 보여주는 문화에 대한 인식과 행정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문화계의 ‘자리’를 문화의 주체와 동일시하는 인식, 관리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인식, 저비용 고소득 콘텐츠로만 얘기하는 인식, 퍼뜨리면 잘 먹히는 어떤 것으로 보는 인식, 순위를 매기려는 인식.

우리의 삶은 말없이 계속되고 있는데 엉뚱한 사람이 왜곡된 해설을 해주고 있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항상 그래왔듯 문화부의 시야에 못 미치는 그런 작은 노래들을 부르려고 합니다. 그건 최소한 제 자신에게 완벽한 문화이고 즐겁게 노래한다는 건 그 자체로 세상에 밥벌이와 독립적으로 진행되며 삶을 위로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관람료를 받는 대신, 노래가 사람들과 맺어온 오래된 역사의 메시지들을 나누어주고자 합니다.

 

퍼포먼스 둘_“용식아, 이제 그만 헤어져”

임지훈(펑카프릭 & 부슷다)

먹고 사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여기까지 오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 용식아

나는 딴따라하는 림지훈이라고 해...용식이가 너무 좋아서 오늘 한 번 와봤어...

내가 우리 용식이를 왜 좋아 할까...

욕을 잘해서? 환투기를 잘해서? 자전거를 잘 타서? 시스템 적응이 놀랄 만큼 빨라서?

씩씩하게 제 할 일 잘 해서? 중장비 쪽 친구들이 많아서? 얼굴에 기름이 많아서?

왜 일까? 도대체 왜 일까? 알 수가 없네...

비료푸대 이고 지던 우리 용식이...그리운 우리 용식이...

근데 용식아...

나 힘들어...나... 악기매고 출장 다니느라 똥꼬가 타들어 가는 거 같아...

여기 안 오게 해줘...제발...

난 빨갱이도 아니고 그거 뭔지도 잘 몰라...세뇌도 안 당했어...

나... 먹고 사느라 그런데 신경 쓸 시간도 없어. 하루 놀면 ...하루 굶어...

나... 내일은 굶어야 해...

그러니 우리...이제 그만 헤어져...너무 사랑하지만...이젠 그만 헤어져...

안녕...사랑했어...

그런데, X발 용식아...제발 뉴스에서 너 무슨무슨 말 했다는 소식 좀 안 보게 해줘...

정말 미칠 것 같아.....안녕...

Posted by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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