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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05 용산참사 철거민 민중열사 범국민장례 일정과 참여방법
- 2010/01/04 용산 참사 철거민 열사들의 장례식에 장례위원으로 참여해 주세요~!
- 2009/11/16 용산참사 300일 대국민 호소문
가난한 이들을 옥죄는 대한민국 법치의 기만성
- 5월 31일 용산 망루 농성 철거민 항소심 선고에 부쳐
과도한 진압을 ‘경찰의 합리적 재량’으로 해석한 사법부
사법부는 또다시 경찰의 살인적인 진압작전에 면죄부를 주었고, 엇갈리는 진술들 속에서 단편적인 몇 가지 진술들만을 취하여 화재참사의 진상을 은폐하였다. 2009년 1월 20일 당시 특공대원과 컨테이너 박스를 동원한 대대적인 진압작전이 적법한 공무집행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기준은 오로지 ‘경찰의 합리적 재량’이었다. 지역의 철거민이 제대로 된 보상절차 없이 나가떨어지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뽑아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재개발 조합의 파수꾼 노릇을 한 경찰이 공공의 이익을 수행한 ‘합리적 행동’을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테러진압부대인 경찰 특공대원의 투입은 ‘테러범은 아니지만 위험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경찰의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해석하였다. 진압과정의 준비가 ‘다소 미흡하지만’ 이마저도 ‘경찰의 합리적 재량권 행사’의 영역으로 존중되어야 하며, 1차 발화가 발생한 이후인 경찰 특공대의 2차 진입과정도 ‘면밀한 점검은 부족’했지만 ‘경찰의 합리적 재량’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철거용역이 경찰 대신 소방호스를 들고 살수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지만 경찰이 이를 몰랐거나 방치한 것 말고는 잘못이 없다고 했다. 충분한 협상 시도조차 없는 무리한 진압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경찰은 협상해야 할 이유가 없으며’, 한번 얘기했는데 경찰이 우선 철수하라는 주장에 결렬된 것뿐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경찰은 ‘조금 판단을 잘못한 것 말고는 아무런 죄가 없다’는 것이다. 철거민 다섯 명, 경찰관 한 명이 사망한 참사는 농성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망루 내로 무리하게 진입하려 한 경찰의 과잉진압이 없었다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너무나도 명백한 진실을 어찌 그토록 뻔뻔하게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
발화 원인은 ‘아마도’, ‘여전히’, ‘어쩐지’ 화염병이었을 것이다?!
대형 참사로 이어진 망루 화재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는 철거민열사들과 경찰을 죽음으로 내몬 직접적 원인을 밝히는 요소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경찰 특공대원조차 보지 못했다는 화염병을 원인으로 지목하였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이 제시한 여러 정황적 근거들을 검토한 후에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화염병’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당시 현장 상황이 매우 어둡고 혼란스러우며 급박하였으므로, 피고와 증인들의 진술에 의존해 판단을 내리는 것도 어렵다는 점도 인정하였다. 대부분의 망루 농성자들과 진압 경찰들은 망루 내부에서 화염병에 의해 불이 난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심문과정 초기 일부 피고인들의 진술에만 의존해 재판부는 오늘 ‘화염병에 의해 불이 난 것이 맞다’고 주장하였다.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근거조차 없는 상태에서 또다시 ‘아마도 그럴 것이다’라는 추측성 판결을 1심에 이어 반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망루 농성 철거민들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의 혐의로 또다시 3-5년의 중형이 선고되었다. 구속 철거민들에 대한 양형사유를 밝히며 판사는 뻔뻔하게도 재개발 사업으로 인한 철거민들의 막대한 피해에 대해 가슴 아프다는 표현을 언급하였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은 자유시장경제를 명시하고 있으며, 있는 법이 불충분하다고 법을 어겨도 좋다는 생각은 불법천지를 낳는다며, 딱한 사정을 가지고 입법청원이라도 하시지 그랬냐며 너스레를 부렸다.
우리의 저항과 연대만이 또 다른 용산참사를 막을 수 있다
용산참사가 발생한 지 오백일이 다 되어간다. 일 년 동안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던 열사들을 보내 드린 지 이제 넉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 토요일에는 열사들의 묘비 제막행사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용산참사의 진실은 항소심까지 거쳐 오며 법정공방을 벌여왔지만, 스스로 무슨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정치검찰과 권력의 하수인 사법부에 의해 은폐, 왜곡되고 있다. 법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법이 미흡하더라도 합법적인 방식으로 요구할 것이지”, “무슨 결과가 발생했든 경찰은 합리적인 존재이고 마음껏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법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이지만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엄격하고, 돈 많고 권세 있는 자들에게는 헐렁하기 짝이 없다는 것을. 또한 우리는 다시 한 번 똑똑히 보았다. 그 잘난 법제도를 만들어내기까지, 상계동에서, 봉천동에서, 전농동에서, 도원동에서 싸우고 다치고 잡혀가고 죽어간 사람들이 숱하게 나올 수밖에 없었던 역사가 또 다시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을. 그러나, 열사들의 죽음을 헛되이 해서도, 앞으로 또 다른 희생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 개발이익에 눈 먼 자들이 벌이는 개발잔치에서 밀려나는 철거민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살인적인 재개발에 제동을 걸고, 가난한 이들의 주거권/생존권을 위해 함께 나서야 한다. 그것이 용산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는 길이다.
2010년 5월 31일 빈곤사회연대
[용산참사 철거민 항소심 선고, 기자회견문]
용산참사 철거민 항소심, 정치적 판결 규탄한다!
사법정의는 죽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오늘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김인욱)는 용산 망루 농성 철거민들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죄’등에 대해, 1심에 이어 4년에서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편파적이고, 왜곡된 수사에 기초한 검찰의 기소 내용을 그대로 인정한 것은, 항소심 재판부 역시 정치적 압박과 판단에 의해 사법정의를 포기한 것이다.
우리는 또다시 대한민국의 사법부에 절망했고, 정부의 사과로 장례를 치른 철거민 열사들의 명예는 또 다시 짓밟혔다. 우리는 용산참사의 본질과 살인진압의 진실을 외면한 항소심 선고결과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
이미 작년 3월부터 진행되어왔던 1심 재판과 올 초부터 재개된 항소심 재판 과정은 우리 사법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검찰은 국민 참여재판을 무산시켰고, 재판부의 명령도 불복하며 수사기록을 은폐하여 변론권을 침해하였으며, 수사과정에서도 밤샘조사 및 장시간 대기조사로 인권을 침해했다. 수사기록을 공개한 재판부에대해 기피신청을 내며 재판을 파행으로 이끌었다. 공판과정에서 무리한 진압작전의 증거들과 불법 용역업체와의 합동작전 등 부당한 공무수행의 여부도 애써 외면하기만 하였다. 결국 왜곡수사와 짜맞추기 수사로 정치 검찰이라는 본색을 드러내더니, 철거민들에게 1심의 양형보다 높은 중형을 구형하는 파렴치를 보였다.
이미 재판과정에서 화염병에 의한 발화와 화재참사라는 검찰의 기소내용이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억지스런 짜 맞추기 수사의 결과였음이 드러났다. 또한 경찰 특공대가 투입될 만한 정황도 아니었음에도 무리한 작전이 감행되어 참사가 빚어졌음이 입증되었다. 1심과 같이 본 사건 자체가 갖는 정치적 중압감으로 인해서, 항소심 재판부가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할까 우려했는데, 이런 우리의 우려가 현실이 되어 버렸다. 재판부는 정의보다는 정치권력의 힘을 택했다. 오늘 사법정의는 죽었다.
투기개발세력과 한통속이 된 정부와 여당, 검찰, 보수언론에다 이제 사법부마저 한 통속이 되어 용산참사의 진실을 왜곡하고 덮으려 한다. 그렇게 진실이 계속 감추어질 수 없다.
우리는 즉각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다. 상고심을 통해서 다시금 법정에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법정 밖에서도 참사의 본질과 살인진압의 진실을 알리는 활동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해 갈 것이다.
우리는 절망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지난 1년여 동안 용산참사의 해결을 위해 함께 해온 이 땅의 수많은 양심들과 함께 힘과 지혜를 모을 것이다. 용산참사의 궁극적인 책임자들을 피고인석에 세워 진실과 정의가 승리한다는 진리를 세상에 밝힐 것이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
용산참사 진상규명! 살인진압 책임자 처벌!
2010년 5월 31일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재개발 제도개선 위원회
용산참사 300일 대국민 호소문
여기, 우리들의 피와 땀, 눈물이 어린 300일 간의 기록이 있습니다.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우리는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단 하루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자본과 결탁한 저 부패하고 불의한 권력은 철옹성과도 같았습니다. 개발악법을 제정한 입법부, 살인 진압을 자행한 행정부, 유전무죄를 입증한 사법부, 다시 말해서 이땅 권력자들은 한 몸뚱이였습니다. 삼권분립이 아니라 삼위일체였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명명백백합니다. 수많은 종교인들이 증거하다시피 하늘이 알고 있는 사실이요, 대다수 국민들이 지지하다시피 땅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가진 자들의 계급적 이해에 철저히 복무하는 재개발악법과 경찰의 살인진압, 그리고 자본과 권력의 하수인 검찰이 철거민을 죽인 것입니다. 철거민은 무죄요, 이명박정권이 유죄인 것입니다.
우리의 주장은 국제사회에서도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며칠 전 유엔은 강제철거 절차의 적법성과 인명 피해를 초래한 경찰 농성 진압의 적절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선진국 도약을 외치며 ‘국격’을 운운하던 한국이, 실제로는 사회권 국제 기준조차 지키지 않는 인권 후진국이라는 뼈아픈 지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저 후안무치한 정부는 예와 마찬가지로 ‘불법 점거농성을 진압한 것’이라며 눈속임하고 있습니다. 정말 형편없는 ‘국제감각’을 지닌 정부입니다. 국민의 인권을 깡그리 무시하여 국제사회로부터 손가락질이나 당하는 부끄러운 정부입니다.
또한 최근 검찰이 내부 규칙만을 근거로 수사기록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도 나왔습니다. 아무런 이유없이 수사기록 3천쪽을 공개하지 않은 검찰의 안하무인격 행태에 제동이 걸리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검찰의 농간에 휘둘려 3천쪽에 대한 압수수색도 하지 않고 김석기도 출석시키지 못하고 공판조서도 내놓지 않은 재판이, 완전한 무효라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추운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집없고 돈없는 서민들에게 서러운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호시탐탐 서민들의 삶의 터전을 노리는 강제철거의 망령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용산참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국 방방곳곳에서는 ‘묻지 마’ 재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재개발 악법과 뉴타운 정책은 조금도 수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라면 제2, 제3의 용산참사는 필연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용산 참사를 전혀 반성하지 않고, 300일이 되도록 사과조차 않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건설재벌과 땅투기꾼들의 지지를 업고 등장한 정부 여당에게 있습니다. ‘악어의 눈물’로 유가족을 기만한 정운찬 국무총리나 ‘5MB’를 자처하며 철거민을 우롱하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조금 지나면 해가 바뀝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해를 넘길 수는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 불의한 권력의 사슬을 끊는 것은 오로지 여러분의 힘에 달려 있습니다.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고인들의 원혼이 서린 참사 현장에서 300일을 맞는 유가족들의 고통을 헤아려 주십시오. 추운 겨울을 또다시 길거리에서 맞아야 할 철거민들과 연대해 주십시오. 올해 안에 반드시 장례를 치러, 이 시대의 비극을 하루빨리 끝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힘을 모아주십시오.
유가족과 범대위, 진실과 정의가 부활할 때까지 흔들림 없이 싸우겠습니다.
2009년 11월 14일
용산참사 300일 범국민추모대회 참가자 일동